평택항과 평택호 일대를 활용한 태양광 발전사업 추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친환경 에너지 전환의 명분과 지역 수용성 사이의 균형이 평택시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평택시는 18일 시청에서 1차 시민 의견수렴 간담회를 열고, 항만·호수 권역의 태양광 입지 잠재량과 우려 사항을 함께 검토했다고 밝혔다.
이번 논의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리도록 한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과, 평택항을 친환경 항만으로 전환하려는 평택지방해양수산청의 구상이 맞물리면서 시작됐다. 다만 사업 구역과 발전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왜 평택호·평택항인가
평택호(아산호)는 넓은 수면을 가진 인공호수로, 농지를 잠식하지 않으면서 발전설비를 띄울 수 있는 수상태양광 후보지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평택항 역시 컨테이너 야적장 지붕, 물류창고 옥상, 유휴 매립부지 등 그늘 없이 햇빛이 드는 대규모 평면 공간이 많아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평택시 관계자는 항만 구조물 지붕을 활용하는 방식은 토지를 새로 훼손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수용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면을 덮는 수상태양광은 면적당 발전량이 크지만 환경·경관 논란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평가가 엇갈린다.
"태양광이 답이라는 결론을 먼저 정해 놓고 입지를 찾는 방식은 갈등만 키운다.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누구의 동의를 얻어 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가 사업보다 앞서야 한다."— 평택시 에너지정책과 정OO 과장
찬성 측 기대
사업을 지지하는 쪽은 친환경 전환의 시급성을 강조한다. 평택은 삼성캠퍼스와 평택항 배후산업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 지역에서 생산하는 분산형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외부 송전 의존도를 낮추고 도시의 에너지 자립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항만의 LNG 벙커링 사업과 결합하면 '친환경 항만'이라는 브랜드를 강화해 글로벌 화주와 선사를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기대도 나온다. 발전 수익 일부를 주민이 나눠 갖는 주민참여형 발전 모델을 도입하면 지역에 실질적 이익이 돌아간다는 점도 찬성 논거다.
주민·환경 측 우려
반면 평택호 인근 어민과 환경단체는 신중론을 편다. 수면을 덮는 태양광 패널이 일조량과 수온, 용존산소에 영향을 줘 어업과 수생태계를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핵심이다. 평택호에서 조업해 온 한 어민은 "발전 수익은 사업자가 가져가고 어장 피해는 어민이 떠안는 구조라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관 훼손과 패널 표면의 빛 반사, 20여 년 뒤 폐패널 처리 비용, 그리고 사업자가 외지 자본일 경우 이익이 지역 밖으로 빠져나간다는 점도 반대 측이 제기하는 문제다. 평택시는 이에 대해 입지를 항만 구조물 중심으로 다양화하고, 영농형·수상형을 혼합하며, 환경영향을 정밀 조사한 뒤 사업 규모를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향후 일정
평택시는 올해 하반기까지 권역별 태양광 입지 잠재량 조사와 환경 사전검토를 마치고, 어민·환경단체·전문가가 참여하는 분야별 토론회를 정례적으로 연다. 이후 2027년 상반기 중 입지 가이드라인과 주민참여형 발전 모델을 담은 단계적 합의안을 마련하고, 시범사업 구역을 선정할 계획이다. 평택시는 "결론을 미리 정하지 않고, 합의된 범위 안에서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